=====지난 칼럼=====/어제의 오늘

1992년 동계올림픽 사상 첫 메달 획득

정진호 기자

ㆍ‘동계스포츠 강국’ 신호탄 쏘다

동계스포츠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대한민국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제16회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때부터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을 따냈다. 김윤만 선수(당시 19세)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는 낭보는 1992년 2월19일 새벽에 날아들었다.

한국이 1948년 제5회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를 시작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지 44년 만의 일이다. 당시 김윤만 선수의 기록은 1분14초86으로 금메달을 딴 독일의 올라프 진케와는 불과 0.01초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100분의 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었기 때문에 메달 소식의 기쁨 뒤에는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아쉬움은 잠시뿐, 태극전사들의 선전은 계속됐다. 이틀 뒤엔 첫 금메달이 터졌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에서 김기훈 선수가 남자 1000m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함께 뛴 이준호 선수의 동메달도 추가됐다. 그리고 다시 이틀 뒤, 쇼트트랙 남자 5000m계주에서 김기훈, 이준호, 모지수, 송재근 선수가 세계기록으로 두 번째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는 이 대회에서 한국은 금2, 은1, 동1개로 이전까지 아시아 정상을 뽐내던 일본(11위)을 제치고 종합 10위의 성적을 거둔다.

당시 북한은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동메달 1개를 따내 스페인과 함께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북한의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은 한국보다 먼저다. 1964년 제9회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회에서 한필화 선수가 아시아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바 있다.

한국 동계스포츠는 지난해 제21회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금6·은6·동2개로 세계 5위의 성적을 거둘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금 강원도 평창에서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한창이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때 밴쿠버와 러시아 소치에 밀렸던 평창의 이 악문 3수의 결과는 오는 7월6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결정된다. 5월 스위스 로잔에서 후보도시들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오늘까지 계속되는 IOC 조사평가위원회의 실사에서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는 좋은 평가가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