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역사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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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위기와 기회 역사에서 위기와 기회가 교차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위기가 왔을 때는 그 위기로 인해 정신을 바짝 차린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찾고자 한다. 그래서 위기를 잘 이용하면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지 못할 때 위기는 장기화하거나 반복되곤 한다. 1960년대 말 이후 1970년대 말과 1990년대 말 재현된 경제위기,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반복되고 있는 대형 사건·사고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치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한 성격의 위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근본적 치유가 어렵다면,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찾아야 했지만..
지금, 북한은 무엇을 원할까? 1967년 1년간 DMZ에서 남북 간의 충돌 횟수는 400회가 넘었다. 그해 겨울 주한 유엔군사령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1968년 북한이 남한에 유격대를 보낼 가능성이 있으며,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월 중순 박정희 대통령은 원주에서 안보회의를 개최했다. 북한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주일 후 북한 특수부대에 의한 청와대 습격사건이 발생했고, 다음날 미국의 정보함인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되었다. 동년 11월에는 북한의 유격대가 울진·삼척 지역에 침투했다. 1969년에도 북한의 공세는 계속되었다. 미국의 정찰기 EC-121기가 북한에 의해 격추되었고, 한국의 민항기가 납치되어 평양을 향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가 또 다른 전쟁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