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어제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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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입자물리학자 이휘소의 죽음 구정은 기자 ㆍ교통사고로 42세에 생 마감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우주의 탄생은 이렇다. 태초에 빅뱅이라는 대폭발이 일어나 우리 우주가 생겼다. 빅뱅이 일어난 직후 어떤 요인에 의해 우주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에너지가 들어차게 됐다. 이를 ‘표준모델 이론’이라고 부른다. 물질들을 구성하는 입자는 각기 다른 질량을 갖고 있는데, 입자들의 질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수수께끼다. 그래서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는 이른바 ‘힉스 입자’라는 것을 고안해냈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에 의해 각 입자들의 질량이 정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힉스 입자의 실체는 관측된 적도, 측정된 적도 없다. 그래서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핵물리연구소는 엄청나게 비싼 ‘거대 강(强)입자 가속기’라는 것을 만들어 지난해 가동을 ..
2004년 남북 군사분계선내 선전도구 철거 서영찬 기자 ㆍ‘긴장과 불신의 상징’ 폐기 심리전. 천안함 사태가 불러온 살벌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직후 국방부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4일 군은 대북심리전 라디오방송을 시작했다. 또 전단지 살포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2004년 6월14일 전단지 살포, 라디오 방송, 확성기 등 군사분계선 내 일체의 선전활동 도구가 철거된 지 6년 만이다. 2004년 6월3일부터 이틀 동안 2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은 서해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북한은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도구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회담 전 실무접촉에서 북측 회담대..
1950년 작가 채만식 타계 권재현 기자 ㆍ결벽한 성미에 쓸쓸한 말년 돈은 없었지만 감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깨끗이 입고 모자까지 쓰고 다녀 ‘불란서 백작’으로 불렸다. 하지만 내성적 성격에 외곬스러운 면까지 지녀 폭넓은 교우관계를 갖지는 못했다. 남의 집에서 식사할 때는 수저를 닦아먹을 정도로 결벽했다. 말년은 쓸쓸했다. 노후성 폐결핵으로 1950년 6월11일 길지 않은 생을 마쳤다. 작가 채만식 이야기다. 1902년 전북 옥구군의 부농에서 태어난 채만식은 일본 와세다대 문과에 들어갔다가 간토 대지진으로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다. 동아·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25년 단편 로 등단했다. 34년 신동아에 발표한 은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 되었다. 일제의 우민화 정책에 의해 실직자가 돼 무기력하고 비참하게 살아가는 지식인의 문..
로마 황제 네로와 황후 옥타비아의 비극 구정은 기자 ㆍ결혼 기념일에 모두 ‘하늘나라로’ 클라우디아 옥타비아는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딸로 서기 39년쯤 태어났다. 어머니는 클라우디우스의 사촌인 발레리아 메살리나였다. 메살리나는 남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48년 처형됐다. 클라우디우스는 그 뒤 역시 사촌지간인 아그리피나와 재혼했다. 아그리피나도 재혼이었는데, 전 남편에게서 얻은 아들 네로를 데리고 황실로 들어왔다. 옥타비아는 어릴 적부터 루시우스 실라누스라는 사람과 약혼한 상태였다. 하지만 술책이 뛰어난 아그리피나는 이 약혼을 물리고 자기 아들 네로와 옥타비아를 짝지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네로와 옥타비아는 53년 6월9일 혼례를 올렸다. 하지만 옥타비아의 인생은 비극의 연속이었다. 아버지 클라우디우스가 이듬해 숨지자 네로는 옥타비아의 ..
1981년 이스라엘, 이라크 핵시설 공습 서영찬 기자 ㆍ‘노벨 평화상’ 베긴 총리의 선택 이스라엘 6대 총리 메나헴 베긴은 1978년 이집트와의 협상을 통해 평화조약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당시 이집트 대통령 안와르 사다트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평화주의자라기보다 강경한 극우주의자로 통한다. “어떤 경우에도 이스라엘 국민을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적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베긴 독트린’은 그의 강경한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베긴 독트린을 낳은 직접적인 계기는 이라크의 핵시설이었다. 이라크는 70년대 중반부터 프랑스의 기술을 수입해 핵시설을 건설했다. 바그다드로부터 18㎞ 남동쪽에 핵발전소가 세워졌다. 발전소는 ‘오시라크’라 불린 40MW급 원자로를 보유했다. 베긴은 오시라크를 자국에 대한 위..
1964년 6·3운동 김종목 기자 ㆍ한·일회담 반대에 비상계엄령 1964년 3월23일 일본 도쿄에서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한·일회담 일정에 합의했다. 다음날인 2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학생·시민들이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박정희 정권은 회담 유보를 결정했지만, 일시적 조치였다. 군사정권과 시민 간 갈등은 고조됐고, 6월3일 1만여명의 학생과 시민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들은 청와대 길목까지 진입해 ‘굴욕 외교 중단’을 외쳤다. 한·일회담 반대가 주요 이슈였지만, ‘박정희 군사정권 퇴진’이라는 구호도 나왔다. 그래서 6·3은 4·19 저항정신을 계승하고 69년 3선개헌 반대운동과 73년 유신체제 반대 운동을 잇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사정권은 시민의 저항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서울시 전역에 ..
1980년 미국 CNN 개국 최희진 기자 ㆍ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 방송 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를 방송하는 케이블 네트워크 CNN이 1980년 6월1일 개국했다. 오후 6시 방송된 CNN의 첫 뉴스는 민권운동 지도자 버논 조던에 대한 암살시도가 미수에 그쳤다는 소식. 시청자들이 정해진 시간에만 뉴스를 볼 수 있던 그 시절, CNN의 등장은 뉴스의 개념을 바꿔놓는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의 텔레비전 뉴스는 3대 네트워크인 ABC·CBS·NBC가 장악하고 있었다. 사업가 테드 터너는 전국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는 24시간 위성 채널을 세우고 싶었다. 그는 70년 옛날 영화나 방영하던 애틀랜타방송사를 인수했다. 이어 프로야구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프로농구팀 애틀랜타 호크스를 사들여 이들의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터너 자신..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지’ 공개 임소정 기자 ㆍ세계 인쇄역사 뒤흔든 ‘우리 유산’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도서관의 서고 깊은 곳에서 한 동양 여성이 먼지를 뒤집어쓴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책의 표지에는 ‘직지(直指)’라는 두 글자가 선명했다. 그것이 박병선 박사와 의 첫 만남이었다. 그녀는 다들 중국 책으로 여기던 직지가 세계 인쇄역사를 뒤흔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임을 알아차렸다. 는 1972년 5월29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책의 역사전’에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병선 박사가 직접 동북아 국가들의 활자 전문서적을 뒤져 고증한 결과였다. 금속활자본 는 고려 공민왕 때인 1372년 백운화상이 쓴 을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 책. 상·하권 중 하권뿐이고 첫 장이 찢겨나간 상태였지만, 1455년 구텐베르크 성서를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