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유기정의 '옛날신문'

다시찾은 설날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나이먹는 날이네요 -. 다음주면 설날입니다.
한해동안 감사했던 분과 존경하는 분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세배하러 가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설날은 우리들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군요. 이런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설날도 간단치 않은 수난의 역사가 있습니다. 구정이라는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합니다.

구정(舊正)이라는 것은 양력설을 신정(新正)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비되어 부르는 다른 명칭인데요. 새로운 설이 아닌 오래되어 폐지되어야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정이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에 좀더 체계적으로 도입된 것은 일제에 의해서 입니다. 이것은 해방이후 정부.공무원 사이에서 장려됐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인 시간관념 아래, 음력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70년대 농민의 날등으로 부활의 움직임이 있었고 1985년 어정쩡한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그후 198980년만에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여 3일을 공휴일로 정하게 됐습니다.

1947년을 들여다 보면 음력설을 이중과세라 하여 양력설을 우리들의 설로 정하자는 운동이 각 방면에서 전개됐습니다. 이중과세는 시간과 물자의 낭비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미신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전하고 외국사람들이 비웃는 폐습을 단연 청산해야 한다고 계몽하고 있으며 1948,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폐안되는 구정의 자태를 한탄하고 있습니다. 음력설을 쉬지 말자고 그렇게 떠들어 대도 너도나도 설날이다 하여 복잡하던 거리도 한산하고 회사에 출근한 사람들마저 오후에 약속이나 한 듯 뺑소니를 쳤다는데요.
 
      *클릭하면 큰 이미지

 

     
    4712252면                                                                     482112면  


1960년대 들어서 오히려 음력설은 철폐하자는 계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음력설을 우리의 명절로 즐기고 있습니다. 음식점들은 거의 휴업을 했고 세배를 하러 다니는 분주한 사람들 덕에 택시들은 세월을 만났었네요. 이때부터 슬그머니 관권보다는 국민각자가 자발적으로 단일과세를 하는 마음을 길러야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62253


198980년만에 음력설이 3일 공휴일로 설다운 설 되어 그동안 북새통을 이뤘던 귀성혼잡도 고생길이 되지 않았고 교통사고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연휴문화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잠깐 옆길로 빠져서 같은 민족 북한은 어떨지 궁금해 지는데요...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안에서 양력설을 2일 쉬었는데 같은해 음력설을 하루 쉬게 정했군요, 설을 쇠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바가 없구요.

 

892711

 

90년대 들어 음력설은 추석과 더불어 본격적인 명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연휴 3일동안 세배를 마친후 가족끼리 즐길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습니다. 고궁, 한국민속촌,놀이공원에서 펼쳐지는 청소년 연날리기, 윳놀이, 팽이치기, 굴렁쇠돌리기등 다양한 행사들이 전통의 설에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901259

설날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조상 숭배와 효사상 기반을 두고 있는데 차례를 지내든 그렇지 않든 먼저 간 조상과 자손이 함께 하는 아주 의미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도시 생활의 굴레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대에 와서 설날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데, 복잡한 생활에서 잠시 편하게 쉴수 있는 휴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힘찬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