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에서 읽는 오늘

인재가 없는 까닭

인사가 만사라는데 늘 인사가 문제다. 우리 사회가 인재난에 허덕이는 듯하다. 인재가 없는 까닭은 무엇인가?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인재를 버리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이 ‘통색의’에서 신분으로 버리고, 지역으로 버리고, 당색으로 버리니, 인재를 구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그 논법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재가 귀한데, 정치적 진영, 지연과 학연, 친소관계를 이유로 인재풀을 좁혀 놓고선 인재가 없다고 한다.

둘째,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나라의 한유는 “천리마가 없는 것이 아니라, 천리마는 있는데 천리마를 알아보는 사람이 항상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은 갖기 어렵다. 편견과 좁은 소견이 앞을 가려 인재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다.

셋째, 인재를 기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인재가 많이 나타난 시절에는 인재를 길러낸 배경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을 건국한 신진사대부들이 그렇고, 세종 때와 정조 때 인재들이 그렇다. 각각 성균관, 집현전, 규장각에서 공부하고 활약하면서 인재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사람을 버리지 않고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인재를 알아보려면 일을 맡겨봐야 알고, 인재의 육성은 일을 통해서 하는 것이 실제적이기 때문이다. 노자가 말하기를, “물건을 잘 쓰는 사람은 버릴 물건이 없고, 사람을 잘 쓰는 사람은 버릴 사람이 없다”고 했다. 잘된 용인(用人)은 사람을 기르고 살린다. 곧 활인(活人)이다.

인재가 미래다 (출처 : 경향DB)


문제는 사람을 쓸 때 적합하지 않은 자리를 주는 것이다. 그것은 본인에게나 조직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옛말에 “공로가 있으면 상을 주고, 능력이 있어야 관직을 준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공로가 있더라도 능력이 없다면 포상을 할지언정 함부로 직위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조가 자신의 즉위에 일등공신이었지만 권세를 사사로이 남용하고 자신이 추구한 정치에 부적합한 홍국영을 자진사퇴시켰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적 합한 자리란 구성원이 안팎의 관계가 적합하다는 의미도 있다. 안으로 팀워크도 잘되고, 밖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이해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공적 조직의 구성원이 지나치게 동질적이면 위험하다. 다양한 인재가 광범위하게 결합해야 공조직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인재의 적절한 안배는 기능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인사는 말이 아닌 실천의 문제인데, 중언부언하여 민망하다. 우리 사회 도처에서 인사가 문제여서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번 반성해본다. 문제는 인사다!


김태희 | 실학21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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