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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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월간지 ‘사상계’ 강제 폐간 김준기 기자 ㆍ독재정권에 맞선 비판적 지성지 1950~196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는 비판적 지성지였던 ‘사상계’는 1952년 문교부 산하 국민사상연구원의 기관지 ‘사상’에서 출발했다. ‘사상’의 편집인으로 참여했던 장준하가 1953년 4월 이 잡지를 인수해 제호를 ‘사상계’로 바꾸고 월간 종합교양지를 만든 것이다. ‘사상계’는 민주주의와 자유언론, 남북통일, 노동 등의 분야에서 자유와 진보에 기반을 둔 권위 있는 글을 실었다. 특히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글로 진보적 지식인과 학생들의 인기를 모았다. 1960년대를 전후해서는 판매부수가 5만~8만부에 이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장준하가 1967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발행인이 부완혁으로 바뀌었다. 박정희 정권의 미움을 받아오던 ‘사상계’는 1970년 ..
1891년 ‘모비딕’ 작가 허먼 멜빌 사망 윤민용 기자 ㆍ‘체험을 문학으로’ 해양소설 새 경지 개척 영문학사에서 소설가 허먼 멜빌의 지위는 독보적이다. 그는 19세기 미국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으로, 모험소설 을 통해 미국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하나 생전의 그는 무명작가에 가까웠다. 1819년 8월1일 미국 뉴욕시에서 멜빌은 부유한 무역상 집안에서 8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유복하게 자랐지만 13살에 아버지의 파산과 죽음으로 소년 멜빌은 학업을 그만두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온갖 잡일을 전전하던 그에게 바다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20살 때 잠시 영국 리버풀로 가는 여객선에 선원으로 승선했고, 1841년 당시 포경업의 중심이던 뉴베드포드에서 남태평양으로 향하는 포경선 아쿠시네트호에 탔다. 그러나 포경선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1987년 전교협 창립식 열려 엄민용 기자 ㆍ참교육 선언…전교조 이념 기반으로 교원노조의 효시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결성된 ‘4·19 교원노조’다. 3·15 부정선거 등 여러 규탄집회를 열면서 교직원의 이해를 대변할 집단의 필요성이 제기돼 결성된 단체다. 그러나 제2공화국 출범 직후 1961년 1월 국무총리 장면은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조합 설립 추진운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을 파면·해임한다. 군사정권이 출범한 이후에는 더욱 암울한 시절을 보낸다. 5·16 쿠데타에 의해 1500여명의 교사가 구속·해직된 후 1980년대 초반까지 근 20년의 세월 동안 ‘교사운동’과 ‘교육운동’은 기나긴 암흑기를 걷는다. 이 시기 교육은 정권 이데올로기의 홍보 수단이 되곤 했고, 교사들은 강제적으로 전달자의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러다..
1991년 미국서 ‘바이오스피어2’ 실험 시작 목정민 기자 ㆍ실패로 끝난 또 하나의 지구 “‘세상에, 이산화탄소가 또 1PPM 상승하다니! 오늘은 운전하지 말아야겠다, 나무를 심어야겠다, 아니면 오늘은 천천히 숨을 쉬고 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바이오스피어2 안에서 그런 것들을 생각해야 했어요.”(바이오스피어2 프로젝트 참가자 린다 레이 인터뷰 중) 1991년 9월26일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제2의 지구’ ‘바이오스피어2’가 등장했다. 미래 유인 우주기지 건설을 대비한 생태계 조성 실험이면서 인간 생태계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1.275㏊ 넓이의 유리 온실 안에 열대우림, 바다, 사막, 인간거주지, 농지를 조성해 현재 지구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갖췄다. 외부와의 물질 교환은 전혀 없었다. 외부로부..
1973년 후안 페론 아르헨티나 재집권 이윤주 기자 ㆍ노동운동·파시즘 결합 ‘페론주의’ 주인공 ‘페론주의’의 주인공 후안 페론은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라틴아메리카의 정치·경제·사회사를 설명하는 데 핵심 인물이다. 공업화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복지를 증대시켰다는 긍정적 평가와 지나친 대중영합주의로 천문학적 외채와 물가상승을 불러와 결국 아르헨티나를 ‘병자’로 만들었다는 부정적 평가 등 그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고,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망명 18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정치적 거물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1895년 태어난 페론은 이탈리아계 이민자인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당당한 외모와 유려한 말솜씨, 타고난 정치감각으로 군대에서부터 두각을 나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 김준기 기자 ㆍ미국·서유럽, 일제히 이라크 지원 중동의 맹주를 다투던 이란과 이라크는 1979년 각각 정치적 대격변을 겪는다. 2월에는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친미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고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호메이니가 집권했다. 7월에는 이라크에서 향후 중동 정세의 폭풍의 눈이 되는 사담 후세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때부터 양국은 국경 근방에서 소규모 군사충돌을 빈번하게 벌였다. 그러던 중 1980년 9월22일 이라크 전투기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폭격하면서 8년간 이어진 이란·이라크전이 시작됐다. 전쟁의 표면적인 이유는 페르시아만으로 흘러들어가는 양국 접경지역의 경제·군사적 요충지인 샤트 알 아랍 수로를 둘러싼 국경분쟁이다. 이라크는 이 수로 전체의 지배권을 주장했고, 이란은 수로 중간에 국..
1875년 운요호 사건 엄민용 기자 ㆍ군함 앞세운 일본, 조선에 개방 강요 1800년대 세계는 제국주의의 음산한 기운에 휩싸였다. 강대국들은 무력을 앞세워 후진국을 압박해 개항을 요구하는가 하면 아예 총칼을 들이대고 침략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일본은 1853년 미국의 포함외교(砲艦外交)에 굴복해 나라의 문을 열었다. ‘포함외교’란 말 그대로 “강대국이 함대의 무력으로 상대국을 압박해 목적을 달성하는 강제적 외교 수단”을 말한다. 당시 미국의 동인도함대 사령관 페리 제독은 순양함 4척을 이끌고 와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미국 대통령의 개국(開國) 요구 국서(國書)를 일본에 전달했다. 힘에 굴복한 일본은 이듬해 미·일화친조약을 맺은 데 이어 1858년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러시아·네덜란드·프랑스와 통상조약을 체결한다. 이후 일본은..
1991년 석기시대 사람인 ‘외치’의 미라 발견 목정민 기자 ㆍ알프스 만년설 녹아 ‘세상 밖으로’ 독일인 등반가 부부는 1991년 9월19일 알프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던 중 시체 한 구를 발견했다. 정확한 발견장소는 알프스 산맥 피나일봉(해발 3200m) 부근 외츠 계곡의 빙하 지대. 이 부부는 조난당한 등산객의 시신으로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시신은 기원전 3300년 석기시대 의 미라였다. 지구 온난화로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뼈와 누런 피부가 앙상한 상반신과 함께 세상 밖으로 처음 드러났다. 차디찬 빙하 속에서 냉동된 상태여서 미라는 수천년이 지났지만 잘 보존돼 있었다. 미라는 풀로 엮은 외투, 가죽옷, 모자, 칼, 도끼, 활 등을 지니고 있었다. 석기시대 인상착의 그대로였다. 미라는 발견 직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