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어제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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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년 운요호 사건 엄민용 기자 ㆍ군함 앞세운 일본, 조선에 개방 강요 1800년대 세계는 제국주의의 음산한 기운에 휩싸였다. 강대국들은 무력을 앞세워 후진국을 압박해 개항을 요구하는가 하면 아예 총칼을 들이대고 침략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일본은 1853년 미국의 포함외교(砲艦外交)에 굴복해 나라의 문을 열었다. ‘포함외교’란 말 그대로 “강대국이 함대의 무력으로 상대국을 압박해 목적을 달성하는 강제적 외교 수단”을 말한다. 당시 미국의 동인도함대 사령관 페리 제독은 순양함 4척을 이끌고 와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미국 대통령의 개국(開國) 요구 국서(國書)를 일본에 전달했다. 힘에 굴복한 일본은 이듬해 미·일화친조약을 맺은 데 이어 1858년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러시아·네덜란드·프랑스와 통상조약을 체결한다. 이후 일본은..
1991년 석기시대 사람인 ‘외치’의 미라 발견 목정민 기자 ㆍ알프스 만년설 녹아 ‘세상 밖으로’ 독일인 등반가 부부는 1991년 9월19일 알프스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던 중 시체 한 구를 발견했다. 정확한 발견장소는 알프스 산맥 피나일봉(해발 3200m) 부근 외츠 계곡의 빙하 지대. 이 부부는 조난당한 등산객의 시신으로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시신은 기원전 3300년 석기시대 의 미라였다. 지구 온난화로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뼈와 누런 피부가 앙상한 상반신과 함께 세상 밖으로 처음 드러났다. 차디찬 빙하 속에서 냉동된 상태여서 미라는 수천년이 지났지만 잘 보존돼 있었다. 미라는 풀로 엮은 외투, 가죽옷, 모자, 칼, 도끼, 활 등을 지니고 있었다. 석기시대 인상착의 그대로였다. 미라는 발견 직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으로 ..
1992년 9월16일 영국 ‘검은 수요일’ 이윤주 기자 ㆍ파운드화 대폭락에 유럽 환율체계 탈퇴 유로존이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자국 통화인 파운드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은 독일과 프랑스의 고민을 보면서 웃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확히 19년 전, 영국은 쓰라린 경험을 했다. 1992년 9월16일, 정치·경제적 치욕으로 여겨지는 ‘검은 수요일’ 사건이다. 영국은 1990년 10월8일 유럽통화제도(EMS) 중심기구인 ‘환율조절메커니즘(ERM)’에 가입했다. 유럽 내 단일통화권을 구축하려 한 유럽연합 내 국가들이 과도기적 조치로 회원국 간 기본환율을 설정한 준고정환율제를 채택한 것이다. 느슨한 수준의 고정환율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시 협약에 따라 영국 1파운드당 독일 2.95마르크화를 기준으로 상하 6%라는 변동폭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
1969년 주택복권 첫 발매 김준기 기자 ㆍ“준비하시고 쏘세요” 대박 꿈 쏘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연금복권의 인기가 높다. 고액의 당첨금을 한꺼번에 받는 일반 복권과 달리 1등 당첨자가 매월 500만원씩 20년 동안 연금을 받는 안정적인 당첨금 수령 방식이 주목을 끈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끔씩 1백억원대가 넘는 1등 당첨금이 나오는 온라인 복권 ‘나눔 로또’를 비롯해, 추첨식과 즉석식으로 구분된 인쇄 복권과 인터넷 복권 등 총 12종의 복권이 정기적으로 나오고 있다. 복권은 고대 중국과 로마시대에도 있던 제도다. 한국에서는 조선 후기, 상자 속에 계원의 이름이나 번호를 쓴 알을 넣은 뒤 통을 돌려 나오는 알로 당첨을 결정한 산통계 등이 복권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국내에 판매된 최초의 근대식 복권은 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인..
2000년 소설가 황순원 타계 윤민용 기자 ㆍ이념 벗어난 순수문학 대표 작가 “이 바보.” 조약돌이 날아왔다. 소년은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소녀가 막 달린다. 갈밭 사잇길로 들어섰다. 뒤에는 청량한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갈꽃뿐. 한국문학 사상 가장 아름다운 단편소설로 꼽히는 . 간결한 문체, 서정적인 분위기에 아련한 첫사랑의 서사를 담아낸 소설로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면서 ‘국민 소설’로 거듭났다. “소설을 시의 경지로 승화시킨 언어미학의 장인”으로 꼽히는 작가 황순원은 1915년 3월26일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스케이트와 바이올린 교습을 받을 정도로 유복한 환경에서 보낸 그는 평양 숭실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1931년 잡지 ‘동광’에 시 ‘나의 꿈’으로 등단한다. 일본으로 건너가 와..
1994년 참여연대 공식 출범 정진호 기자 ㆍ박원순씨, 급성장 이끌어 ‘우리는 모두가 현실에 참여하는 사회,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하여 연대의 깃발을 들고자 합니다. 참된 민주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행동은 사회와 정치무대의 한복판에서, 그리고 국민의 일상생활 과정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주인이 머슴처럼 취급받고, 국민의 공복에 불과한 사람들이 주인 위에 군림하는 시대착오적 현상이 만연해 왔습니다. 누가 권력을 잡든 이러한 본말전도적 현상을 스스로 개선하려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민 스스로의 참여와 감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사회의 지향점을 참여와 인권 두 개의 축으로 하는 희망 공동체 건설로 설정했..
1972년 ‘8·3사채동결 조치’ 국회 승인 이윤주 기자 ㆍ기업들 사채 일정기간 동결·탕감 1970년대 박정희 정부 시절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사채시장의 급성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기업들이 자기자본을 조달할 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계획이 이뤄지다 보니 필연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의 자금수요는 급증했지만 제도권 금융기관의 자금공급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사채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진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증권을 발행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했겠지만 1970년대는 주식시장의 기능이 유명무실하던 시기였다. 기업들은 은행의 단기자금을 차입하거나 사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서울의 명동과 소공동을 중심으로 100개 이상의 대규모 사채중개업소가..
1944년 독일 V2 로켓 런던 공격 김준기 기자 ㆍ인류 최초의 탄도미사일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를 향해 가던 1944년 9월8일. 영국 런던은 거대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공중 폭격은 폭격기들이 날아와 폭탄을 투하하는 방식이 전부였다. 폭발이 일어났으나 런던 상공에는 단 한 대의 폭격기도 보이지 않았다. 런던 시민들과 영국 방공당국은 경악했다. 영국인들이 ‘악마의 사자’라고 부른 독일군의 로켓 V2였다. V2는 인류가 만든 최초의 탄도미사일이자, 미국의 우주 개척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하다. ‘V’라는 명칭은 보복무기(Vergeltungswaffe)라는 독일어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의 패배를 보복하기 위해 만든 무기라는 의미다. 길이 14m, 무게 13t에 최대 속도가 음속의 4배 가까운 시속 5760㎞..